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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9.8 / 10
한줄평
온전한 생각을 위해, 도구를 되살리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유
고영성, 신영준 두 사람이 운영하는 유튜브 - 뼈 아대 - 폴라리스 이야기 시간에 슬쩍 지나가듯 추천한 책이라 미리 구매해놓음.
스케일, 안티프레질과 더불어서 국내 도서로서 뛰어난 책이라 언급하였기에 망설임 없이 구매함.
미리 사놓기 전략으로 읽기 시작함.
책소개
저자 : 김용규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서양문명의 두 기둥인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정통 인문학자다. 그는 그동안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깊이 있는 성찰을 바탕으로 다양한 대중적 철학서와 인문교양서, 그리고 ‘지식소설’을 집필해왔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들도 그의 글쓰기를 거치면 친절하고 맛깔스럽게 바뀌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런 그를 가리켜 ‘인문학의 연금술사’, ‘한국의 옴베르토 에코’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 저자가 이번에는 ‘생각’에 주목했다.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전 5세기 사이, 그리스에서 인류 역사상 유래가 없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인류 문명을 탄생시킨 ‘생각의 도구들’이 하나둘씩 만들어졌던 것. 그 생각의 도구들은 그 당시 칠흑 같은 어둠 속을 헤매던 그리스인들에게 황금기를 가져다주었고 더 나아가 서양 문명, 아니 인류 문명을 탄생시켰다. 그 ‘생각의 도구들’은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였던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이지만 일부 접해봤던 철학들을 매우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고 서술하는 저자가 내공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
때문에 잘 모르던 대다수의 철학적 부분이나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서도 신뢰가 갔다.
(반성하자면, 따로 검증은 하지 못했다!)
지금 당연하게 생각하는 생각의 도구들을 처음부터 짚어보며 철학과 역사와 문화를 넘나드는 저자의 몸놀림이 매우 경쾌하면서도 명료했다.
일의 관점에서 임팩트 1(일화, 경험)
책의 내용
생각은 다른 무엇이 아니다. 무한한 대상들(자연, 사회, 인간 등) 앞에서 혼란스러워진 우리의 정신이 질서를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그것은 보통 다양하고 복잡한 대상들을 몇 가지 단순한 패턴에 의해 정리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패턴들이 서로 모여 더 크고 복잡한 패턴을 만들어간다. 생각의 도구들은 그 자체가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생각의 패턴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모든 생각들을 만들어내는 시원적인 방식이고 패턴이다. 그래서 도구라는 이름을 붙였다.
홍트리버 생각
그렇다!(저자를 따라 해 본다!)
세상은 나누어 보면 이보다 더 혼란스러울 수 없을 정도로 지극히 다양하다.
허나 패턴과 범주로 나누어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질서정연해 진다.
생물과 무생물로 범주화하는 것처럼, 생각도 스스로 이해하기 쉽도록 주요 패턴으로 나눠 놓은 것들이 생각의 도구들이다.
이들을 기준으로 어떤 생각을 요리하다 보면, 막연하던 것들이 명확해지고 다루기가 쉬워진다.
저자는 5가지 생각의 도구를 중요한 순서대로 메타포라(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수), 리토 리케(수사)로 규정했다.
메타포라는 사물 a를 사물 b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시간은 돈이다에서 명확하게 시간이 돈은 아니지만 핵심적인 특성이 같기에 이렇게 표현한다.
또한 여기에서 시간을 투자한다와 같은 연쇄적 은유가 일어난다. 이로써 인간은 하나의 개념을 더 잘 이해하고 역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가장 기본적인 생각의 도구가 메타포라(은유)라고 정의한 것이다.
만약 은유가 없었다면, 사고는 매우 경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시간은 돈이다 라는 말 대신에 시간이 가치가 높다는 말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이해가 쉬우면서 효율적인 표현을 하려면 이처럼 은유를 통하지 않고는 할 수 없다.
만약 모든 개념마다 각기 필요한 단어와 문자가 따로 필요하다면 대체 얼마나 많은 단어가 필요하며 얼마나 비효율 적일까?
일의 관점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은유는 생각의 가장 핵심적인 도구이다.
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어떤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은유 없이 설명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의도는 이해되지 못할 것이며 모든 사업을 혼자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으로 제대로 은유한다면, 즉 상대와 내가 최대한 비슷한 개념을 최대한 빠르게 떠올릴 수 있다면 아주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것이다.
이를 확장해보면, 나와 상대의 공통 경험, 공통 분모를 찾아 그것들 중에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비교하여 가장 비슷한 부분을 언급한다면, 성공적이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일의 관점에서 임팩트 2 (일화, 경험)
책의 내용
(생략)
근대의, 동일률과 모순율을 기반으로 구현되는 확실성의 장점은 체계를 단순하고 견고하게 만든다는 데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연현상과 인간의 사고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데 있다.
(중략)
확실히 구분하고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데 이성의 폭력성과 무능함이 이미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우리가 이 이성을 개조하려고 한다면 밖으로 드러나 획일성, 전체성, 주체성, 역사성을 다양성, 개별성, 타자성, 현재성으로 대치하려는 노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은 단지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처방일 뿐이다.
이보다 근본적인 약방문이 대안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중략)
나는 이 책에서 살펴본 생각의 도구들이 그 대안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홍트리버 생각
저자는 자신의 한계와 역할을 명확히 했다.
먼저 현재와 미래의 시대가 요구하는, 통합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요구를 견고하게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 과거로 올라가 생각의 시작부터 더듬어 현재 이토록 지식이 파편화된 이유와 그 근본적인 부작용들을 언급한다.
이후 최초의 시작점에서 썼던 도구들을 활용하여 총체적 사고를 완전히 새로 개발하기를 촉구한다.
어떤 해답이 나올지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소한 신뢰할만한 도구들을 제시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 창의성은 연결이다.
때문에 우리가 기본적인 도구를 연결하는 방식에 따라 그 특성은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어떤 창발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기본기를 갈고닦아야 한다는 게 내가 이해한 저자의 생각이다.
일의 관점
생각의 기본적인 도구를 통해, 파편화된 인식을 더 총체적이고 살아있는 사고를 하자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일 관점에서 보면 시스템적 사고와 뜻이 통한다.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분야가 나뉘고 또 나뉘고 전문화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심화되다 보니 전체적인 그림을 보기가 쉽지 않다.
전체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명확하게 모르면서 그저 앞으로 달리고만 있다.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부작용들이 생기고, 각 주체별로 양보해야 할 때와 밀고 나가야 할 때를 판단하지 못한다.
기업으로 보면, 전체가 하나의 완결된 유기체로서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을 최대한 축약된 도표를 통해 높은 수준의 이해를 공유하는 것이 시스템적 사고다.
자신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 최선이 전체 시스템을 악영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해법은 어떤 식으로든 찾을 수 있다.
다만 이런 시스템적 사고를 통해 각 주체별로 최적의 밸런스를 찾는 일은 자신의 과잉 충성이나 게으름을 지적받아도 자신의 입지가 굳건하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만약 서로 불신하고 불안에 떠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부족한 점이 아무리 잘 이해된다고 한들 공격으로 생각해 저항하기 마련이다.
최종적으로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기업은,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 생각된다.
삶의 적용점
저자가 제시한 5가지 도구들을 갈고닦으려 한다.
메타포라(은유)
아르케(원리)
로고스(문장)
아리스모스(수)
레토릭케(수사)
저자가 책에서 실질적 훈련법을 각각 여러 개 제시하여 놓았으므로, 훈련을 시도할만하다.
아쉬운 점
-
별달리 없다. 상당한 내공으로 검증하며 실질적인 도구를 명확히 제시하였다. 다만 역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역시 도구들을 활용한 새로운 사고방식의 청사진이 있어야 했다고 본다. 그 작업은 다른 누군가가 하지 않을까?
마무리
꽤 분량이 있다.
쉽게 쓰려고 노력한 책이지만은, 철학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감흥이 덜할 것이다.
반대로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질 것이다.
단단한 논리와 근거, 훈련법을 제시하였고 착상이 나름의 색을 가지고 있으며, 목적의식이 뚜렷하기에 매우 추천하는 바이다.
by 피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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