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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 9.2
죽을때까지 엇갈리며 서로를 괴롭히는 인간의 영혼은 어떻게 안식을 찾을수 있을까?
인간이 인간을 벌 할 수 있을까?
세월이 흘러도 명작은 죽지 않는다.
그 안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데 100년이 지나도 톨스토이는 그 장대한 숨결을 유지하며 살아있을 것이다.
기독교적인 결말은 제외하더라도, 톨스토이가 글 전체에 표현한 것은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그러한 고통의 아름다운 소묘이기때문이다.
순수한 나, 어느 순간 선을 넘어버리고 자신의 비열함을 외면하는 나, 세상에 몸을 던져 스스로를 망각하려고 노력하는 나, 하지만 어느새 다시 고개를 들고 살아난 순수한 나, 순수한 나와 타락한 나의 주도권 싸움. 그리고 결말.
다시 망각의 늪으로 떨어져 타락의 길로 빠질것인가?
아니면 고통을 이겨내며 비열한 자신을 똑바로 보고 속죄해 나갈 것인가?
이런 과정은 누구의 삶에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읽히는 것이다.
하이데거가 말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어떤 사람의 말과 글을 잘 들여다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톨스토이의 작품은 톨스토이 그 자체다.
톨스토이는 어찌하면, 단어 하나, 문장 하나, 기호 하나에도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쓸 수 있단 말인가?
긴 글을 쓰면서도 글에 묻히지 않고 끈덕지게 붙들고 늘어지는 그 근성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글을 보면서 몇번이나 아름다움을 느꼈다.
특히 나의 감정을 건드렸던 부분은, 네흘루도프가 변한 카투샤에 고뇌하면서도 옛날 순수한 날의 사진을 찾아서 카투샤에게 건내주는 장면이다.
변한 카투샤는 자신의 타락한 모습이 부끄럽고, 또 네흘루도프가 미워서 일부러 더 어렵게 네흘루도프를 대했지만, 결국... 네흘루도프의 진심을 외면할 정도로 타락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나는 그 장면은 정말로... 부활의 시작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과 변해버린 카투샤앞에서 고뇌와 좌절을 하면서도 끝내 과거의 순수한 시절을 끄집어내는 네흘루도프의 진심이, 타락한 카투샤가 다시 변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첫 계단이 된 것이다.
타락한 두 사람이, 결국 서로가 부활의 계단이 되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주한다.
이를 어찌 아름답다 하지 않겠나?
수사여구가 없어도 진짜는 감출 수 없다.
책의 내용으로 들어가면, 네흘루도프와 카투샤.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순수한 시절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욕정의 발로때문에 네흘루도프는 첫 타락을 겪게되고, 이는 카투샤도 망가뜨려버린다.
이후 네흘루도프는 장교로써 세속적인 삶에 자신을 던지게 되고, 카투샤도 허허벌판에 버려져 버텨보지만 결국은 타락해버린다.
우연히 묘한 상황에서 만나게 된 카투샤와 네흘루도프.
네흘루도프는 순수한 자신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을 느끼고 고뇌에 빠진다. 그러면서 결국 그는 의무감이나 죄책감, 동정심, 자괴감같은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느끼며 카투샤에 대한 속죄를 시작한다.
하지만 인생은 쓰다. 카투샤는 이미 망가져서 예전의 카투샤가 아니었다.
속죄를 하면 받아주고, 좋은 인생을 같이 할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서로 얽히고 얽혀 풀수 없게 된 두 사람의 인생인것 같았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그 매듭은 풀리게 되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인연이 아님을 알게 된다.
네흘루도프는 망가진 자존심에도 이제 홀가분해졌다.
결국 네흘로도프는 욕정과 애정과 자존심의 매듭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더 큰 매듭을 마주하게 된다.
인간이 인간을 벌 할 수 있을까? 라는 거대한 물음이다.
결론은... 여러분이 스스로 보길 바란다.
톨스토이가 말한 것이 옳다고 느끼는지, 아니면 자신만의 다른 답이 있는지.
모든 예술은 질문으로 시작해서, 작가의 의견을 거쳐, 다시 질문으로 끝난다.
당신은 인간이 인간을 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사람
톨스토이의 아름답게 정제된 글을 읽고 싶은 사람
개인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인생의 쓴맛에 희망을 잃고 좌절한 사람
거장의 걸작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은 사람
인간이 인간을 벌 할 수 있을까? 라는 거대한 물음에 힌트를 얻고 싶은 사람
문학을 즐기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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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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