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락 - 알베르 카뮈
자신의 가장 밑바닥의 밑바닥까지 파헤쳐서 좌절한 인간만이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독자는 시작하자마자 수다라는 말로 표현 안될정도로 말이 많은 클라망스라는 인물에게 줄곧 듣는다.
어떤 잠깐의 묘사마저도 극도로 줄인 상태에서 그저 듣고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망스 말로만 이어가는 책을 보면서, 대담하면서도 이처럼 다채롭고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니... 작가의 역량이 실로 위대하게까지 느껴진다.
나는 평소 모든 예술은 결국 자화상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클라망스는 작가 자신일 것이다.
카뮈는 자신의 희노애락부터 시작해서 불안감, 이중성, 욕망, 정당화, 추악함 그리고 그 보다 더한,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것들까지 다 들어내어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사람일 것이다.
실로 그런 작업을 하게 되면 도저히 부끄럽고 두렵고 불안하여 더이상 파고들기가 힘든데, 카뮈는 어떤 동력으로 그런 일을 한 것 일까.
자신 스스로가 가장 혐오하는 부류. 그 중에 가장 혐오스러운 생물이 자신일지도 모르는 불안감을 무슨 희망으로 넘었을까. 아니면 그냥 광기였을까? 그 끝에서 어떤 얼굴을 보았을까?
바닥의 바닥에서 본 얼굴은
아마도 출판 할 수 없는 성격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총평
탁월한 작가의 역량.
대담한 시도.
흥미로운 심리 분해.
읽는 독자 또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은밀한 메시지.
답은 씌여있지 않지만 충분히 도움되는 여정.
독자가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파헤쳐보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9.5
앞서 언급한 내용에 덧붙여,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 내 취향에 상당히 잘 맞는다.
알베르 카뮈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더 알고 싶어 졌다.
앞으로 다른 작품도 찾아보게 될 것이다.
이 책의 묵직한 한방
너무 많아 뽑을 수가 없다.
by 피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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